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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
서점에서 우연히 집었는데 표지부터 범상치 않음을 느껴서 읽게 되었다. 책 양 날개에도 범상치 않음이 느껴졌다. 심지어 이렇게 평소엔 자세히 볼 일이 없을 페이지마저…. 내용은 책 소개처럼 아주 가벼운 에세이였다. 인스타에 연재한 내용을 책으로 내어서 그런지 에세이치고도 가볍고 글도 무척 짧아 금방 읽어졌다. 옆에는 아마 원본 인스타 글에 있던 사진을 바탕으로 한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고 한쪽엔 본문이 있는 식인데 작가인 오사장의 글솜씨와 아내 은지 씨의 독특함이 어우러져서 한 줄 한 줄 읽을 때 마다 빨려 들어갔고 원본 사진이 궁금해져서 잘 하지도 않는 인스타에 들어가 태그를 바탕으로 추적도 했는데 일이 바빠서 그런지 글이 자주 올라오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일러스트만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은지 씨의..
매일 매일 일기 쓰는 귀찮음은 초등학교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년 초에 다이어리를 쓰기로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하루 이틀 미루다 방학이 되면 마지막 날에 몰아 쓴다고 밤을 새우는 초등학생들도, 연초에만 빽빽하고 뒤는 허연 다이어리를 몇 개씩 날리는 사람들도 꽤 있을 정도로 꾸준히 무언가 기록하기란 무척이나 귀찮은 일이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시노다 부장은 올해 기준으로 약 28년 동안 삼만 번에 가까운 식사일지를 한 번도 빠짐없이 써왔다고 한다니 지금 방학일 터인 초등학생들은 특히나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거기다 놀라운 것은 음식 그림을 사진 없이 스케치 없이 기억으로만 한 번에 그린다는 것으로, 심지어 술에 취해도 30종류까지는 접시의 무늬까지 기억한다는 것을 보고 디지털 치매라는 용..
나는 평소 넓고 얇은 잡상식 쌓는 것을 좋아한다. 온갖 장르를 가리지 않고 흥미 있는 곳은 찔러보지만 그중 건드리지 않는 분야가 몇 있었으니 그중의 하나가 바로 '철학'. 서양 철학자들의 이름은 얼마나 길고 복잡한지, 동양 철학자들은 이름이 뭐 그리 비슷한지 이름만 보고만 있어도 눈이 슬슬 감겨오고 결국 철학이란 단어 자체를 기피하며 살아왔다. 최근 몇 년 사이 가벼운 인문학책이 늘어나는 와중에 사라진 줄 알았던 흥미가 조금씩 생겨났지만, 평소 철학의 이미지에 더불어 쉽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나에겐 어려워 보이는 책들의 인상 때문에 섣불리 손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이 '철학의 쓸모'는 제목에서부터 '쓸모'라고 하니 현실에 반영되는 이야기가 쓰여있지 않을까? 현실과 반영된다면 그리 어렵지도 ..
흡인력 있는 소설로 가끔 언급되길래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서 보게 되었는데 첫인상은 이게 진짜 흡입력이 있다고? 였다. 책을 보기 전엔 흡인력이 있다면 사건이 기가 막히거나 자극적이거나 가벼운 문체일 거로 생각해서 책을 찾았는데 요즘 나오는 책들과는 다르게 새빨갛고 기묘한 표지에 455쪽이나 되는 페이지, 글씨도 꽤 작고 상상과는 전혀 다른 모양새였다. 그래서 솔직히, 이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영 자신이 없었다. 애독자라고 보기 힘든 나이니 이 평가가 그들에게만 해당하지 않을까, 남들은 그렇다 해도 나는 다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고, 여하튼 표지와 두께에서 오는 압박감이 강렬했다. 그렇지만 궁금은 하니 읽기 시작했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춘희. 씻고 끼니를 겨우 해결하고 쉬고 과거의 ..
철학과 심리학책이 늘어나면서 어렵지 않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책들도 많이 발간되고 있는데 '마음을 실험하다' 또한 심리학 이론서도 입문서도 아니라는 뒤표지 소개글 처럼 현대인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은 책이다. 앞부분엔 예시상황이 적혀있고 그 뒤엔 관련된 실험이나 심리학 이야기가 적혀있는데 몇 년 전에 JTBC에서 방영한 예능 '속사정 쌀롱'을 글로 옮긴 버전이라 생각하면 비슷하다. 그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건 · 삶의 속도가 빠른 나라에서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왔다고 하는 결과 · 작년 한 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셨습니까?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믿으십니까? 하고 질문했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사람들이 사망한 확률이 높긴 하지만 똑같이 스트레스를 받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