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한국판 영화와 일본판 영화가 꽤 다르다는 건 들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원작도 두 영화와 차이가 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스토리가 아주 중요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맥락은 비슷하겠다 상상했는데 원작은 스토리가 진짜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없다.

사실 굳이 말하면 맥락은 비슷한데 단편적인 대사와 엑스트라 같은 인물관계로 상황을 아주 조금 유추할 수는 있지만 그런 것에 예민하지 않다면 아예 스토리가 없다고 느끼겠다 싶을 정도이기 때문에 굉장히 다르게 느껴진다.

구상단계에 있는 것을 바탕으로 새로 제작한 느낌까지 난다.

일본판 영화는 보지 않아 한국판 영화 기준으로 비교해 본다면 벌레로 고생하거나 곰이 근처에 왔다 간 흔적이 나오거나 키우던 오리를 잡아먹거나 도와주는 친척이 없고 동네 주민들과 썩 화목하지 않은 듯한 암시 등이나 주변 인물들과 주인공의 이야기(은근한 연애라인이나 엄마와의 추억과 그로인한 영향, 친구와의 우정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보단 음식을 먹는 농촌 생활만 나오는 수준이라 오히려 판타지 같은 느낌보단 시골에서 생활하고 먹는다는 것에 집중이 된다.

마지막이 약간 뜬금없긴 하다만 애초에 이야기라기보단 작가의 농촌 생활을 주인공의 입을 빌려 나열한 일기 같은 느낌이라(작중에 나오는 요리들을 작가가 만들어 사진을 싣기도 했으므로 더더욱) 아무 생각 없이 시골의 식생활을 감상하는 느낌인데 한국판은 거기에 스토리를 더했지만, 현실을 바탕으로 한 꿈같은 생활이 섞여 아이러니를 느끼게 될 수도 있으므로 현실을 판타지로 날리는 것을 보고 싶으면 한국판 영화를, 스토리 같은 거 신경 쓰지 않고 제목 그대로 시골의 리틀포레스트를 감상하고 싶으면 원작을 보면 될 것 같다.

작중 나오는 음식들에 대한 주인공의 설명이 자세하고 거기에 몇몇 요리는 첨부된 레시피가 있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주인공과 작가가 먹은 음식들을 한번 재현해 보고 싶다.

 

[세트] 리틀 포레스트 1~2 세트 - 전2권 -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세미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