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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2

개개비 2018. 10. 10. 23:53

물건을 버리기, 미니멀라이프와 상극이라 버리기와 관련된 책 근처엔 가지도 않는 내가, 버리지 않으면 참치 못하는 사람이 그린 만화를 보았다.

사실 버리지 않는 삶에 대한 단점들이 강조된다면 대충 훑기만 하자는 생각으로 책을 폈는데

이 속엔 내가 상상하지 못할 내용이 들어있어서 그런 생각 따윈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결혼반지를 만들었다고 연애 시절 반지를 바로 버려버리는 것, 1권의 원고가 책으로 나왔다고 원본 원고를 바로 파기해도 되냐고 편집장에게 물어보는 내용이 초반 프롤로그 페이지 2~3장 사이에 연달아 나오는데 아무리 버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작가가 심상치 않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책의 제목을 다시 한번 상기해보지 않을까? 나의 경우엔 올해 읽어본 책 중에 가장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어린 시절 버리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가족들과 살면서 물건 더미(심지어 책상 위도 늘 뭔가 올라가 있다)에 파묻혀 산 경험, 도호쿠 대지진으로 모든 것이 날아가 부질없다는 생각 등이 겹치면서 가족들도 생각을 바꾸고 본인도 제대로 각성했다고는 하나

부피도 작은 반지나 학창시절 앨범, 옛날 사진들 같이 더는 살 수도 없는 옛날 추억의 기록들을 대부분을 버린다는 것은, 거기다 다른 사람 구역에 손대지 않게 합의는 본 듯하나 혼자 사는 집도 아니라 남편과 치매 걸린 할머니, 어머니, 심지어 깨끗한 것에 예민한 사람들은 키울 엄두도 안내는 고양이까지 함께 사는 와중에 이렇게 사는 건 보통은 하기 힘들 발상일 것이다.

이 와중에 애가 생긴다면 어떻게 할지 몹시 궁금했으나 작가 본인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하였고, 작가의 블로그를 보니 아이가 생긴 듯하지만 아직까진 토이카같은 작은 소품 스타일의 장난감만 추가된 듯했다.

 

너무나 충격적일 정도로 극단적인 작가의 성향 덕에 오히려 '어디까지 하나 한번 보자'라는 순수한 궁금함으로 방향성을 틀어 책을 읽으니 충격적인 내용이 잊을 만하면 나오기는 하다만, 의외로 어떤 식으로 집을 깔끔하게 보이는지에 대한 작가의 오랜 분석이나 가족들과의 트러블, 정말 버리는 것을 아주 좋아하지만(매일 청소시간을 정해놓는데 버리기 시간이 들어가 있을 정도) 보다 보면 생각보다 상식적인 작가의 대변인지 의견으로 아주 조금은 참고할 거리가 생기기도 했다. 장식하지 않는 이유가 센스가 없어서라는 공감되는 이야기도 나왔고.

매일 물건을 버린다기에 '그럼 아예 사지 않으면 되지 않는가?' 라고 생각하니 바로 나온 장문 페이지에 뜨끔하기도 했는데 본인도 그러면 좋겠지만 아예 사지 않는 건 아무리 본인이라도 힘들다고 한 이야기를 보면서 인간적인 면을 느끼기도 했다.

부록페이지 작가의 집 안 사진을 보면서 정말 침실엔 침대만, 거실엔 티비만 있는(이 작가는 리모컨같이 자주 쓰는 것들도 무조건 다 수납해버린다) 모델하우스보다 허전한 사진을 보고 나선 잠깐 생각을 철회하기도 하였지만.

제목이나 내용이나 내내 아무것도 없다를 외쳤지만, 막상 보고 놀란 나처럼 다른 사람들도 이 충격은 직접 책으로 읽어야 더 와닿지 않을까.

요령 대부분은 그다지 따라 하고 싶은 생각도, 엄두도 나지 않지만 나와 반대인 사람의 삶과 가치관을 보는 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https://twitter.com/NANNIMONAIBLOG

▲작가 트위터

 

http://nannimonaiblog.blogspot.com/

▲작가 블로그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2 - 8점
유루리 마이 지음, 정은지 옮김/북앳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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